INTERVIEW : WARDROBE.41

People who make clothes that make everyday life more wonderful.

7 June 2023
Edit & Layout Design. Hyeona Kim (@keemhyeona)
Photography & Interview. Soyeon Kim (@wyw_kiki98)

서울 종로구 사간동 41번지에 자리 잡아 그들만의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을 주는 Wardrobe.41

표면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그들만의 감각으로 표현합니다. 단순히 소비되는 형태가 아닌 오랫동안 즐겨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목표로 의류 브랜드를 전개 중인 Wardrobe.41의 디렉터 박정승, 배승혁님과의 인터뷰를 담아보았습니다.

디렉터 배승혁 님

8DIVISION (이하 8D) : Wardrobe.41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8DIVISION 독자들을 위하여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WARDROBE.41 (이하 W) : 안녕하세요. Wardrobe.41의 co-founder 배승혁, 박정승입니다. 

8D : Wardrobe.41에 관한 간단한 소개와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W : 저희는 다른 브랜드와 차이점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습니다. 다만 시대적 트렌드에 영향을 가급적 덜 받으며 착용 시 기분이 편안한 옷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패션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한 분야라 생각하는데, 저희는 패션 자체의 어감보다는 일상을 보다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에 가까운 의류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면 다른 패션 브랜드와 약간의 차별적 요소라고 조심스레 말할 수 있겠네요. 물론, 브랜드 운영함에 있어서, 트렌드 반영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저희의 경험, 좋아하는 가치를 토대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일상에서 자주 착용할 수 있고 시대를 떠나 이질감 없이 실용성이 깃든 물건을 만들고자 합니다.

디자인 영감을 받은 영화, 토니 타키타니 ©トニー滝谷

"영감이라고 말하기엔 쑥스럽지만 모든 미디어나 인물, 사물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순간을 메모해 두었다가 디자인의 소스로 사용하는 편이죠.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하는 편입니다."

8D : 옷들을 보았을 때 디자인적으로 정제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엇에서 영감을 받고 어떻게 브랜드를 전개 중인가요?

W : 영감이라고 말하기엔 쑥스럽지만 모든 미디어나 인물, 사물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중에 굳이 하나를 선택한다면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아티스트나 거리에 있는 인물을 관찰하면서 그 사람에게 입히고 싶은 옷들을 상상하는 것 같네요. 그 순간을 메모해 두었다가 디자인의 소스로 사용하는 편이죠. 예를 들어, 영화 ‘토니 타카타니’라는 영화를 보면서 제가 이 영화의 스타일리스트 혹은 의상 제작자로서 이 영화 속 인물을 해석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상이 고객님들께 직관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지만 Wardrobe.41의 제품에서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하는 편입니다.

8D : Wardrobe.41이라는 브랜드 명칭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W : 그동안 나름대로 옷을 좋아하고 다양한 장르를 즐겨왔는데 제가 자주 입는 옷들은 매 시즌 정해져 있더라고요. 컬렉터로서 옷을 즐기시는 분들도 많고, 그것 또한 좋은 가치이지만 제작자가 되었을 때 마음가짐은 달랐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옷들은 옷장 속에 잠들어 있지 않고 자주 꺼내서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자주 꺼내 입는다는 건 편안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구매 이후에 자주 꺼내 입는 옷들은 스스로 만족도가 높으며 그 모습도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생각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wardrobe(옷장)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41이란 숫자를 붙인 건 현재 저희의 쇼룸이 종로구 사간동 41번지에 위치해 있는데, 41이라는 글자가 표기에 따라 상형문자와 같이 보여 마음에 들어서 두 단어를 결합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쇼륨 위치를 옮기게 되면 숫자가 변할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디자인 영감을 받은 1950년대 프렌치 헌팅 자켓

"저희가 해석한 제품들은 쉽게 질리지 않고, 낭비되지 않으며 실용적으로 오래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D :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고집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W : 밸런스와 조화, 지속 가능성적인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우선 저희가 만족하고 ‘오랜 시간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인가’, ’실용성 있고 다른 옷들과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옷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좋아해온 제품의 역사나 원류에 대해서도 리서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깃든 빈티지 의류는 타임 리스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토대로 저희가 해석을 한 제품들은 쉽게 질리지 않고, 낭비되지 않으며 실용적으로 오래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D : Wardrobe.41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며 대표하는 제품이나 디자인 요소는 무엇이 있나요?

W : 추구하는 명확한 스타일은 없지만 저희는 캐주얼을 지향합니다. 디자인적인 요소는 빈티지 제품(옷뿐만이 아닌 것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번 시즌 만들었던 제품 중 ‘Ville Jacket’은 보유하고 있던, 1950년대 프렌치 헌팅 자켓을 저희 분위기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오래되었지만 가치가 있는 과거의 제품을 현재에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도록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현대의 모든 제품들은 과거의 것들에서 영향을 받아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브랜드를 시작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명확하게 대표 제품이라고 할 아카이브가 많진 않습니다. 매 시즌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저희는 제품에 맞는 분위기의 주제를 붙이고, 그것을 시즌 분위기에 맞게 개발하여 제작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시즌 매력적인 원단과 부자재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특히 원단의 생지 상태보다는 제작 후 가공을 하여 처음 착용하여도 오래 입은 듯한 주름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합니다. 디자인은 사진상으로 심플 해 보여도 원단과 부자재 특히 편안한 착용감에 중점을 많이 두기 때문에 실제로 입어보셨던 고객님들의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디렉터 박정승 님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닌 방문하는 분들이 그 순간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8D : 디렉터 정승님은 8DIVISION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고, 추후 본인만의 브랜드를 구축해나갔습니다.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W : 저는 8DIVISION에서의 경험을 포함하여 편집샵에서 일한 경험이 7년 정도 되는데 사람을 접객하고 공간을 구성하는 일을 주로 했었습니다. 사실 꼭 짚어서 ‘의류 브랜드를 하려고 결심했다.’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 같아요.

8D : 8DIVISION에서의 경험이 어떠한 도움이 되셨나요? 또한 Wardrobe.41을 운영하면서 재밌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W : 주로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보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닌 방문하는 분들이 그 순간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고객님들이 본인의 취향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거나 저의 시선에서 고객분들께 잘 어울리는 것들을 제안하면서 마치 스타일리스트와 같은 마음으로 일했고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노하우를 고객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제가 일할 때 큰 만족감을 얻었고 wardrobe.41을 시작하면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의류 편집샵에서 옷들을 다루던 노하우가 생겼고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의류를 필두로 브랜드를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의류뿐만 아니라 제가 경험한 다양한 경험들을 다양한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지금도 있습니다. 최근 브랜드를 하면서 즐거웠던 일을 하나 고르자면 ‘common space’라는 이름의 팝업 스토어입니다. 각 브랜드의 장르와 성격은 다르지만 방향성이 유사한 4개의 브랜드가 모여 공동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는데, 처음 시도한 팝업 스토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셔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디자인 영감을 받는 공예 디자인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일상 속에서 만족하고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이었으면 합니다."

8D : 디자인 철학이나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좋아하는 디자인 트렌드가 있는지 또 이 부분을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으신가요?

W : 요즘은 공예품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공예품이라는 것은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쉽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젓가락이나 밥그릇처럼 우리가 눈 뜨고 잠들 때까지 누군가가 만든 공예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화병에 꽃을 꽂아 두면 그날의 기분이 조금 더 편안해지듯이 그것이 꼭 가격 가치와 상관없이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높은 가치의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옷도 그런 방식으로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일상 속에서 만족하고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이었으면 합니다.

8D : 디자인 작업에 기준이 있을까요? 어떤 점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W : 일단 저희가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제작자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디자인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전체적 조화와 밸런스가 중요하죠.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과 옷이란, 도구로써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종로구에 위치한 Wardrobe.41 쇼룸

8D :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8DIVISION 구독자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W : 인터뷰를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저희가 명확하게 어떤 규정되어 있는 기존의 이미지로 브랜드 의도를 전달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시즌에 만들어 내는 제품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제작자와 구매자 모두 오래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쇼룸은 안국동 골목에 위치해 있습니다. 작은 쇼룸이여서, 방문하셨을 때, 부담감과 불편함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편하게 방문하셔서 제품도 입어보시고, 저희와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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